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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기러기

불면증과 캐나다의 수면영양제들

한국에 있을 때 3년...?정도 꾸준하게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았다.

그동안 줄이려는 노력을 안한건 아닌데, 잠도 못자게 할 정도로 자극적인 이벤트들이 펑펑 터져서, 그게 잘 안됐다.

퇴사를 하고 어학연수를 결정한 후부터 약을 천천히 줄였고, 지금은 수면영양제들 먹고 7시간정도 자면 개운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방에 누워서 유튜브보다가 졸려서 스르르 잠드는게 가능한거더라고. 난 몰랐지.

이 과정까지 대략 5개월이 걸렸다.

 

내가 수면유도제를 끊은 비결

0. 의사와의 합의(제일 중요)

1. 퇴사(매우 중요)

2. 오늘은 너무 잠이 안오는데 약을 먹을까?[X] 이번주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홀수일에만 약을 먹자[O]

(전자의 패턴을 지속하면, 잠이 안온다->약을 먹는다->잠을 자기 위해서 약을 먹어야한다 라는 알고리즘이 뇌에 입력된다. 일주일의 계획은 무조건적으로 지키고, 정 안되겠으면 "다음주는 평일 전날에 약을 먹어야지"하는 식으로, 일주일단위로 계획을 다시 짜자. 습관을 이기는건 계획뿐이다.)

3. 아침에 햇빛이 잘드는 방(뭐 이건 순전히..행운이지. 내 침대가 하필 지상층의 동향 창문 바로 앞에 있을 줄이야.)

4. 칠면조(나만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칠면조 먹으면 잠이 진짜 잘온다. 추수감사절이랑 크리스마스를 잘 활용해보자.)

 

더불어, 수면영양제도 수면제를 더이상 찾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을 줬다.

매일 밤 약을 2년이상 복용하다보면, 침대에 눕기 전 알약을 삼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잠이 안오는 증상을 겪게되는데, 수면영양제를 대신 먹으면 이런 증상은 사라진다. 그냥 하얀 설탕이 아니라 나름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다보니, 나를 도와줄 것만 같다는 기대도 생긴다.

 

아래는 내가 먹고있는 수면영양제들

5-HTP, 마그네슘, L-테아닌

샤퍼스에서도 살 수 있고, 월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데, 나는 샬럿타운 다운타운에 The Root Celler라는 곳에서 샀다.

어디가 제일 싼지는 모르겠다. 내가 숫자에 약해서...ㅎ

 

처음에는 마그네슘과 L테아닌을 먹었다. 효과는 미미했다. 수면제대신 삼킬게 있다는 위안정도?

그 후, 더 나은 영양제를 찾다가 5-htp를 알게되었다. 수면 외에도 기분 개선과 식욕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하여, 50mg짜리로 하나 구매했다. 100mg도 있지만 굳이 50mg으로 구매한 이유는 부작용이 걱정되어서였다. 마그네슘, 엘테아닌과 다르게 한국 통관이 금지된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100mg으로 증량하자 소화불량, 악몽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고, 지금은 마그네슘 200mg, 5-HTP 50mg, L테아닌 250mg을 잠자기 1시간 전에 먹고있다.

 

5-HTP를 복용한 후에 수면의 질이 상당히 좋아졌는데, 이게 마그네슘+L테아닌+5HTP가 함께 작용하여 나타난 효과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약은 5htp뿐이며 마그네슘과 L테아닌은 밀가루약과 다를게 없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구매할 당시에는 영양제의 효능과 부작용, 상호작용 등에 대해 나름 열심히 조사했는데 내가 이쪽 전문가가 아닌지라 뭐라 포스팅하기가 좀 그렇다. 먹는 밥이 달라져서인지, 해가 짧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변을 보면 캐나다에서 없던 불면증도 생기는 경우가 있던데, 처방약이 부담스럽다면 영양제라도 일단 복용해보시길...